30년 전 노스리지 강진…대비 시스템 바꿨다
불과 20초였다. 1994년 1월 17일 오전 4시 31분, 동트기 전 고요는 그 짧은 시간 아비규환으로 바뀌었다. LA 북서쪽 20마일 지점 노스리지에서 시작된 규모 6.7 강진의 시작이었다. 지난 17일은 노스리지 지진 30주년이었다. 이날의 악몽 이후 지진 대비, 안전 지침 개선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. NBC뉴스는 노스리지 지진 이후 자연재해 예측, 지진 보강 공사 의무화 등 많은 부분에서 기술적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17일 보도했다. 이 매체는 “30년 전 만해도 연방지질조사국(USGS)은 진앙지 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”고 전했다. 노스리지 지진 직후 USGS는 주민들이 지진을 느낀 사례를 즉각 공유할 수 있는 페이지를 개설했다. 이를 통해 규모가 작은 지진에도 USGS가 즉각 진앙지 파악 등에 나서는가 하면 지진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게 했다. 지난 2015년에는 LA시가 지진에 취약한 건물을 대상으로 보강공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했다. 이 조례로 약 1만5000개의 건물이 지진에 대비한 보강공사를 진행했다. USGS 수잔 휴 박사는 “지진 위험도를 지도에 표시하는 것도 노스리지 지진 이후 개선된 것 중 하나”라며 “이는 지진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각종 건축법령의 내진 요건, 보험료율 책정 등에 쓰이기도 한다”고 전했다.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도 새롭게 개설됐다. 이 시스템은 컴퓨터 등을 통해 진앙지 거리를 파악, 흔들림이 발생하기 전 약 1분 전에 미리 경보가 작동되도록 한다. 60초 내외는 짧은 것 같지만, 학생들이 책상 아래로 몸을 숨기고, 공장 등의 시스템을 멈추게 하고, 기차 등의 운행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. 또한 ‘지진 규모(magnitude)’를 설명하는 데 있어 진도의 척도를 ‘느껴지지 않음(not felt)’ ‘극심함(extreme)’ 등의 단어로 함께 표기함으로써 흔들림을 좀 더 현실감 있게 전달하게 된 것도 노스리지 지진 이후부터다. 지진 훈련도 노스리지 지진 이후 본격화됐다. 남가주 지역 공립학교를 비롯한 각종 건물 등에서 매년 시행되는 ‘그레이트 셰이크 아웃(Great Shake Out)’도 지난 2008년부터 남가주에서 시작됐다. 이 훈련은 규모 7.8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, ‘엎드리고(drop)’ ‘덮고(cover)’ ‘붙잡는(hold on)’ 등 안전요령을 몸에 익히는 내용이다. 지진 발생 시 큰 물건이 머리나 몸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몸을 숙이고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 책상다리 등을 붙잡고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훈련이다. 한편, 당시 노스리지 지진으로 인해 건물 4만 여 채가 무너져 60여명이 숨졌고, 5000여명 이상이 다쳤다. 이때 이필순(당시 46세), 하워드 리(당시 15세)군 등 한인도 4명이 사망하면서 남가주 최악의 지진 피해 사례로 기록됐다. 장열 기자ㆍjang.yeol@koreadaily.com노스리지 시스템 노스리지 강진 지점 노스리지 노스리지 직후